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숫자의 시대

정제된 기억을 기록하는 것
단어를 고른다는 건
기억을 정제시키고
거대한 감정의 들판에서 단어를 줍는 것은
소득없이 수고로운 일

열어보니 아무것도 없는 상자
왜 진작 열어보지 않았냐는 질문들
때가 되면 허물어지기에 기다렸을 뿐이라는 자조

누구에겐 신념으로 굳은 무언의 존재가
리모델링 조합원 결성이
걸어다니는 금고라는 애칭을 단 와이프의 직업이
희망의 밧줄이며 음흉한 자부심인 시대

지난 이유를 가까운 오늘에 다시 확인하게 되었을 때
직면한 서운함과 두려움보단 흘러간 원망이 되돌아와 부릅뜨지
미세한 손끝의 떨림, 계획된 시선의 동선조차 숫자로 환산가능했다는 걸 뒤늦게 인지하는 헛된 진실들아
오갈 데 없는 그 아까운 것들을
입을 대신해 품는 건 세월에 단련된 품 넓은 미소뿐

2009

by 리앤 | 2009/01/24 21:11 | poenn tvventiEs | 트랙백 | 덧글(1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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